동백꽃(소설)
최근 수정 시각: (5년 전)
1. 개요 [편집]
2. 내용 [편집]
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.
소작농의 아들인 주인공[1]은 마름의 딸 점순이를 귀찮아한다. 점순이는 주인공에게 쓸데없이 시비를 걸거나 참견을 한다. 나흘 전에도 울타리를 엮는 주인공에게 혼자만 일하냐, 일하기 좋냐, 한여름에 하지 벌써 울타리를 하냐며 잔소리를 했다.
느 집엔 이거 없지? 너 봄 감자가 맛있단다.
점순이는 자기 딴엔 주인공을 생각해서 구운 감자를 주려고 하지만[2] 주인공의 반응은 시큰둥. 물론 말투로 가난한 주인공의 속을 긁은 탓이긴 하지만, "난 감자 안 먹는다. 너나 먹어라."라며 주인공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거절하자, 점순이는 분하고 서운해서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채 눈물까지 흘리며 달아났다.
주인공은 화를 내는 점순이를 이해하지 못한다. 본래 부끄럼을 타는 애도 아니거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애도 아니라며, 분하면 차라리 나의 등어리를 바구니로 한번 후려패고 갈 애인데, 저러는 것을 보면 나를 잡아먹으려 기를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.[3]
이후 점순이는 주인공네 암탉을 때리게 되는데[4] 하필이면 그 닭은 주인공네 집이 기르는 씨암탉이었다. 나무하고 오던 주인공이 보고는 화를 내고 된통 욕을 하자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더욱 오기를 부려 닭을 더 때리는 대형사고를 친다. 주인공의 말에 따르면 알집이 제대로 상하고 골병이 단단히 든 것 같다고... 자신을 괴롭히는게 지나치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점순이에게 "바보 녀석"이라고 소리치는데, 이 말에 화가 단단히 난 점순이는 주인공에게
라고 말하고는 도망친다. 점순이는 이따금 쪼르르 와서 다시 주인공을 놀리고 도망치고 주인공은 그런 점순이를 미워한다.
이후 점순이는 주인공네 집 닭과 자신의 집 닭을 싸움을 붙이기까지 한다. 이런 행동에 주인공은 '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일 잘 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여우새끼 같다.' 라며 점순이를 싫어하기 시작한다.[6]
그런데 닭싸움 끝에 주인공 네 수탉이 죽어가자, 주인공은 홧김에 달려들어서 점순이네 수탉을 때려 엎어 죽여버린다. 이에 점순이가 왜 남의 닭을 죽이냐고 나무라자, 주인공은 그럼 어떠냐고 응수하고 점순이는 "누구 집 닭인데!" 라며 소리친다. 그제야 현실을 깨달은 주인공이 이제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엉엉 울음을 터트리는데, 점순이가 앞으로 다가와 다음부터 안 그럴거냐고 묻고 닭 죽은 건 이르지 않겠다고 타이른다. 그리고 주인공의 어깨를 짚은 채로 몸뚱이를 겹쳐 쓰러져 노란 동백꽃 속으로 파묻혀 버린다.
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.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,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.
알싸한,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.
조금 있다, 어머니가 역정이 나 점순이를 찾자, 점순이는 겁을 잔뜩 먹고 꽃 밑을 기어나 산알로 내려가고 주인공은 바위를 끼고 산 위로 올라가며 소설은 끝이난다.
3. 등장인물 [편집]
4. 이야깃거리 [편집]
동백나무 꽃은 조매화라 향기가 없으며 꽃도 빨갛다.
그런데 노랑 투성이의 배경 묘사와, 알싸한 향기라는 대목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많았더랬다.[7] 때문에, 노란색을 두고 학자들은 물론 숱한 사람들이 일종의 문학적 허용이겠거니, 혹은 약간 더 나가서 동백꽃이 아닌 점순이의 노란색을 꽃으로 표현하고 냄새를 같이 보낸시간을 표현을 에둘러서 한것이라고 다들 넘겼는데, 누군가 김유정의 동백꽃은 생강나무 꽃인 것 같다[8]는 리포트를 발표하자 금세 학계의 정설로 굳어졌다. 그 바람에 이전 연구자료들이 일대 타격을 받게 된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. 실제로 2008년도 이전의 글들 중, 발제자들이 이불킥 할 만한 글이 숱하게 보인다. 동백꽃 문서에 있듯이, 이 소설의 동백꽃은 생강나무 꽃의 방언이다. [9]
얘! 너 느 아버지가 고자라지?
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은 무시무시한 욕설이다.[10] 아버지가 고자라면 자식을 낳는 것이 불가능한데, '그럼 너는 누구의 자식이란 말이냐? 너는 바람난 어머니가 낳은 자식이다!'라는 의미다.[11] '어머니가 바람났다'라는 뜻이니 어찌 보면 어머니 욕도 같이 한 셈. 저 과격한 욕지꺼리에 감춰진 점순이의 속내는, 자신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는 투정이다. 참고로 당시에는 의료기술 수준이 미비하여 사고로 고자가 되는 경우가 지금보다 많았고 항생제가 없어 고환염 등으로 고자가 되는 일도 지금보다 흔했다(...).[12]
5. 관련 문서 [편집]
[1] 1인칭 시점으로 '나'로 등장한다.[2] 그 시대엔 감자가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. [3] 사실 주인공은 소작농의 아들이기 때문에 점순이와 트러블이 생기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.[4] 아예 계책을 내어 주인공의 관심을 끌어보고자 하는 것.[5] 지금이야 이 분 덕분에 욕으로써 가진 뜻이 약해지긴 했지만, 당대로서는 무시무시한 욕설을 내뱉은 것이다. 또 잘 생각해보면 아버지에 대한 패드립과 동시에 아버지는 고자인데 너는 어머니가 어디서 밴 자식일까 라는 숨겨진 뜻까지 내포하고 있다.[6] 다만, 이 묘사는 중의적으로 점순이가 얼굴이 예쁘다는 묘사가 나온 문장이긴 하다. 즉, 주인공은 점순이를 싫어하면서도 점순이가 이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는 문장이다.[7] 향기가 있는 동백꽃도 여러 종 존재하지만, 생강나무 꽃에 비해 향이 그렇게 강하지 않고 노란 동백꽃은 베트남이나 중국 남부에만 서식하므로 1936년에 별세한 김유정의 소설에 등장한 그 동백일 확률은 더더욱 없다.[8] 게다가 동백나무 꽃의 북방한계선은 충남과 전북 경계 금강 즈음으로 그보다 훨씬 북쪽인 한강 이북에 사는 김유정이 자생하는 동백꽃을 글에 묘사할 가능성이 적다. 다만 김유정이 이 소설을 발표한 지 80년 이상이 흐른 현재는 기후변화 때문에 경기도에서도 자생한다고.[9] 이와 비슷한 경우가 이상화의 시 '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'의 맨드라미. 봄이 배경인데 웬 늦여름 맨드라미냐 의아해했던 이들은 민들레의 사투리라는 걸 알면 대번에 납득한다. 국문학에서 사투리 연구가 필수적임을 깨닫게 하는 사례다.[10] 2020년 기준 젊은이들에게 '고자'라는 말이 욕설의 의미가 퇴색되고 널리 쓰이게 된 건, 내가 고자라니가 화제가 된 게 2000년대 후반이었으니까 불과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. 이 소설이 쓰인 당시엔 고자가 심각한 욕이라는 것은 안 봐도 뻔하다.[11] 다른 해석으로는 '너네 아버지가 고자라 자식을 낳을 수 없기에 주워온 자식 아니냐.'라는 해석도 가능한데, 큰 차이는 없다. 이런 욕설을 하는 이유는 어느 쪽이든 '주인공의 관심'을 받으려는 어그로이자 쌍욕이다. 욕데레?[12] 후천적 고자라면 '주워 온 자식'이라는 설이 더욱 타당하겠지만, 작중에서 그걸 알 수는 없어서... 아니 고자 아닐 수도 있는데 왜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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